훈이 이야기
뇌수종을 가지고 태어난 정연이는 자라오는 동안 많은 아픔을 격어야 했습니다. 혼자 걷지도 먹지도 못하는 정연이는, 만성 설사와 척추 측만증, 리플럭스, 천식등 어릴 때 부터 자주아프고 약해서 작은 감기 하나에도 큰 병원 신세를 져야 만 했습니다. 아이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, 아이가 학교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큰일이었습니다. 당연히 집에서 하는 hospital home bound service가 정연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습니다. 재활, 개인교사, 1:1 잘 훈련받은 개인 간호사의 케어 등, 집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 속에서 15년 동안을 키우면서, 정연이에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를 해 준다고 생각했습니다.
그 연약한 아이를 안고 아무데도 갈 수 없었고, 그저 24시간, 7일, 365일 동안 아이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아이를 품 안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. 그렇게 정연이는 아니 우리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으로 부터 고립되어 가게 되었고, 정연이의 건강 또한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.
2018년 우연히 알게 된 One Ministry의 여름캠프에 보내게 된 건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. 많은 고민 속에 정연이를 보내기로 결정했을 때만 해도 이 많은 변화를 기대하지 못했습니다. 그러나 정연이는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만의 언어로 교감하기 시작했고, 그것은 놀랍게도 육체적 건강의 호전도 불러왔습니다. 이런 작은 기적은 좀 더 담대한 한걸음으로 난생 처음 토요일 꿈글 장애인 한글학교도 등록하고 공립학교도 정기적으로 다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. 신기 할 정도로 정연이는 점점 건강상태가 좋아져서 다행히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작년 겨울을 났습니다.
당연하지 않았던 것을 당연히 누리고 있는 기적같은 하루하루이지만, 안타까운 것은 올해 17살이 되는 정연이가 학교 다닐 날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. 이제 막 시작된 함께하는 삶을 계속 유지 할 수 있도록 원미니스트리 데이케어센터가 설립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.
정연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사진을 봐주세요. 이 모든 것이 저희 가족에게는 기적입니다.